최근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글로벌화의 후퇴’와 ‘보호무역의 부활’입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이 자국 산업 보호를 강화하면서 관세, 보조금, 수출 규제 등 각종 무역 장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다가오는 2026년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 한국의 무역, 공급망,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배경과 특징
202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세계 각국은 ‘경제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장기화되고, 팬데믹과 지정학적 분쟁이 이어지면서 국가들은 전략 산업을 자국 내에 묶어두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등을 통해 자국 내 제조업 복귀를 유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산업보조금 규제를 통해 역내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핵심 원자재와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급화’ 전략을 강화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겉으로는 자국 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역 질서를 제한하는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무역 자유화가 약화되고, 공급망은 단기적 비용 증가와 구조적 변화의 압력을 받게 됩니다.
한국 무역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GDP의 60% 이상을 수출이 차지하는 무역 의존형 경제로, 보호무역 확산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첫째,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등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에 위치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관세, 원산지 규정, 보조금 차별 등의 장벽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 유럽 내 합작투자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이는 단기적으로 투자 비용과 운영 리스크를 높입니다. 둘째, 공급망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고, 물류비와 납기 지연이 늘어나면서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2차 전지, 전자부품 등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보호무역이 강화될수록 리스크 관리가 필수 과제가 됩니다. 셋째, 중소기업의 피해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기업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 수출기업은 관세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수출 다변화 지원, 통상 리스크 관리 교육, 해외 인증·표준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물가와 국내 경제의 구조적 영향
보호무역의 확산은 한국의 물가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공급망이 단절되면 원자재·중간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곧 소비자물가로 전이됩니다. 특히 에너지·식품·공산품 부문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국 내 생산 확대는 인건비와 고정비를 증가시켜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게 됩니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생산 단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고물가 구조가 고착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무역은 완전히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정부가 산업 자립도와 기술 내재화를 강화한다면, 단기적 충격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 국산화, 친환경 기술 개발, 에너지 전환 산업 육성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결국,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속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수출 의존형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와 혁신 기반의 복합성장을 추구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요약 및 결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한국 경제에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무역 감소, 공급망 혼란, 물가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우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강화와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다자간 협상력을 높이고,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과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 이후 세계 경제는 더 이상 완전한 자유무역 시대가 아닙니다. 자국 중심의 질서 속에서 경쟁하는 시대, 한국은 민첩한 대응과 혁신으로 그 변화를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